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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건강나침판 ‘성조숙증’ 빨리 온 사춘기… 병적 원인 여부 살펴야

  • 작성자 관리자
  • 등록일 24-08-06
  • 조회 67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5/0000802839?sid=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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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나침반] ‘성조숙증’ 빨리 온 사춘기… 병적 원인 여부 살펴야 


사춘기 현상은 여아에서는 유방 발달, 남아에서는 고환 크기 증가 등으로 처음 나타난다. 이러한 현상이 여자 아이 8세 이전, 남자 아이 9세 이전에 나타나면 성조숙증으로 진단된다. 우리 나라에서는 여자 아이 만 9세 이전, 남자 아이 만 10세 이전에 사춘기 발현 징후가 보일 경우 검사를 통해 치료 여부를 진단받도록 하고 있다.

여자 아이의 정상적인 사춘기는 시상하부-뇌하수체 활성화가 가장 먼저 나타나며, 이후 난소에서 여성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유방이 나오고, 다른 신체 변화들(음모 발달, 빠른 키 성장, 여드름)이 순차적으로 나타난다. 또한 남자에서도 시상하부-뇌하수체의 활성화가 가장 먼저 나타나며, 이후 고환이 커지면서, 남성호르몬 분비가 증가하고, 다른 신체 변화들(음모 발달, 빠른 키 성장, 여드름)이 순차적으로 나타난다. 남녀 모두 성호르몬이 분비되면 신장(키) 증가 속도가 일시적으로 증가하게 되지만, 이로 인해 성장판의 진행 속도가 빨라져 일찍 닫히게 되면서 신장의 성장이 일찍 멈추게 된다.

이러한 성호르몬이 이른 시기에 분비돼 신체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를 성조숙증이라 한다. 시상하부-뇌하수체-성선(난소 또는 고환)이 활성화되어 있으면 진성 성조숙증, 활성화가 되어 있지 않으면 가성 성조숙증이라 한다. 성조숙증은 남아보다 여아에게 더 흔하지만, 심각한 병적 원인을 가지는 경우는 남아가 더 흔하다. 발생 연령에 따라 원인이 다를 수 있다. 그러므로 성조숙증은 매우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신체 변화질환군으로 이해할 수 있다.

사춘기 현상이 일찍 온 것이 확인되면, 우선 시상하부-뇌하수체 축이 활성화된 것인지 확인한다. 그리고 골 성숙이 얼마나 진행되었는지, 다른 질환은 동반되어 있지 않은지, 사춘기 진행 속도가 얼마나 빠른 것인지, 사춘기 진행을 촉진시킬 수 있는 영양제, 약물 등을 복용하는지 등을 고려하여 정확한 진단을 내린 후 치료 방침을 결정하게 된다.

치료 방침을 결정하기 위한 검사로 시상하부-뇌하수체 축의 활성화를 확인하기 위해 성선자극 호르몬분비 호르몬을 투여한 후 30분 간격으로 2시간 동안 혈액에서 황체화 호르몬(LH), 난포자극 호르몬(FSH) 농도를 측정한다. 황체화 호르몬(LH)의 최고 농도가 5IU/L 이상이면 활성화됐다고 판단하게 되며, 일부 여아에서는 계속 5IU/L 미만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 이러한 경우는 추후 정기적인 추적 관찰을 하며 필요 시 재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골 성숙은 손과 손목 X-ray 촬영하여 측정하는데, 자기 실제 연령에 비하여 사춘기가 많이 진행 되었을 수록, 진행 속도가 빠를수록 증가되어 있으며, 증가 속도도 빠르지만 초기에는 증가하지 않을 수도 있다. 뇌 자기공명영상(MRI), 복부 초음파, 복부 전산화단층촬영(CT) 등은 다른 질환이 의심되는 경우에 한다.

남자 아이가 생식세포종(생식세포에서 유래하는 종양)이 있으면 고환이 커지면서 성조숙증이 발생하기 때문에 주기적인 종양 표식자(hCGAFP) 검사가 필요하다. 이러한 검사 외에도 3∼6개월 간격으로 신장 변화를 관찰해야 사춘기 진행 속도를 판단할 수 있다.

원인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가장 흔한 원인인 특발성(원인 질환이 없는) 성조숙증의 경우 모든 아이들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은 경우, 성인 키가 작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빠르게 진행하는 경우, 심리적인 문제를 일으킬 것 같은 경우에 치료한다. 치료는 성선자극 호르몬분비 호르몬 유사체를 28일 간격으로 피하 또는 근육 주사하게 된다. 치료 후에는 이전보다 신장 증가 속도가 감소할 수 있으며 여아에서는 유방이 작아지고, 남아에서는 고환의 크기가 감소하고 공격적인 행동이 줄어들게 된다. 부모 키가 큰 경우에는 꾸준히 치료를 받는 경우, 치료를 일찍 시작할수록 치료 전에 예측한 어른 키보다 더 커질 수 있지만 치료 중 신장 증가 속도가 너무 작아지면 치료로 인한 최종 성인 키의 증가가 뚜렷하지 않을 수 있어, 필요하면 성장 호르몬을 함께 투여하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비만은 사춘기를 일찍 오게 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고 다른 면에서도 건강에 좋지 않으므로 비만을 예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식이 제한 등은 필요하지 않으며 고루고루 잘 먹기, 햇볕을 쬐면서 적절한 운동하기 등을 권한다. 또한 어린이용 샴푸, 로션 등 어린이 용품을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좋으며 라벤터 향, 티트리 오일 등의 특정 아로마 제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

박성원 제일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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